책임보다 먼저 찾을 지연 단계
원고 일정이 밀렸을 때 책임은 누가 늦었는지가 아니라 자료 전달·작성·검수·승인 가운데 어느 단계에서 늦어졌는지를 기록으로 찾아 정리합니다. 원고 일정이 밀리면 병원과 업체가 서로 상대 쪽 때문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원은 업체의 작성이 늦었다고 느끼고, 업체는 병원의 자료나 검수가 늦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먼저 할 일은 누구 탓인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연이 어느 단계에서 생겼는지 찾는 것입니다. 원고 한 편은 자료 전달, 작성, 검수, 승인의 네 단계를 거칩니다. 단계마다 약속한 기한과 실제로 넘어간 날짜를 대조하면 어디에서 늦어졌는지 드러납니다.
단계를 찾은 뒤에는 그 지연이 다음 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합의합니다. 원고마다 늦은 자료에 기대는지 아닌지를 가려 두면, 한 가지 자료 때문에 그 달 작업이 통째로 멈추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원고가 거치는 네 단계
지연을 찾을 때는 아래 네 단계를 차례로 대조합니다.
| 단계 | 맡는 쪽 | 대조할 것 |
|---|---|---|
| 자료 전달 | 병원 | 약속한 날까지 필요한 자료가 모두 넘어갔는지 |
| 작성 | 업체 | 자료를 받은 날부터 약속한 기간 안에 초안이 왔는지 |
| 검수 | 병원 | 초안을 받은 날부터 약속한 기간 안에 의견을 보냈는지 |
| 승인 | 병원 결정권자 | 수정본을 받은 날부터 약속한 기간 안에 승인했는지 |
둘째 줄은 자료를 받은 날부터 셉니다. 자료가 늦게 넘어갔다면 작성 기한도 그만큼 뒤로 밀린 것으로 셉니다. 그래서 첫째 줄을 먼저 확인해야 둘째 줄을 바르게 셀 수 있습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은 모두 병원 쪽 단계이지만 맡는 사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실무 담당의 검수는 끝났는데 원장의 승인이 늦는 경우처럼, 병원 안에서도 어디서 멈췄는지를 나누어 확인합니다.
수정이 여러 번 오간 원고는 검수와 작성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이때는 수정 차례마다 의견을 보낸 날과 수정본을 받은 날을 이어서 적어, 어느 쪽 차례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확인합니다.
약속한 조건이 없을 때 먼저 정할 것
단계별 대조는 약속한 기한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나 작업 요청서에 자료 전달일, 작성 기간, 검수 기간, 승인 기간이 없다면 지연을 가릴 기준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지난 지연의 책임을 가리기보다, 앞으로의 원고에 쓸 단계별 기한을 먼저 합의합니다. 기한은 날짜로 적기보다 앞 단계가 끝난 날부터 며칠 안이라는 식으로 정하면, 앞 단계가 늦어져도 기준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록에서 옮기는 표의 날짜
단계별 날짜는 기억이 아니라 기록에서 옮깁니다. 자료를 보낸 메일의 전송 시각, 초안을 받은 메신저의 시각, 검수 의견을 보낸 날처럼 남아 있는 기록을 그대로 씁니다.
자료를 여러 번에 나누어 보냈다면 마지막 자료가 넘어간 날을 자료 전달일로 씁니다. 필요한 자료가 모두 넘어가야 작성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자료만으로 작성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한 날을 기준으로 씁니다.
지연을 정리하는 차례
아래 순서로 진행합니다.
- 늦어진 원고마다 네 단계의 약속 기한과 실제로 넘어간 날짜를 표로 만듭니다.
- 기한을 넘긴 단계를 표시하고, 그 단계를 맡은 쪽을 확인합니다.
- 표를 업체와 함께 확인해, 날짜와 표시한 단계에 서로 동의하는지 묻습니다.
- 늦어진 자료를 기다려야 하는 원고와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원고를 나눕니다.
- 나눈 결과로 다음 일정을 다시 짜고, 바뀐 기한을 업체와 합의합니다.
- 표와 합의한 일정을 작업 기록에 남깁니다.
셋째 단계에서 날짜가 서로 다르게 기억된다면 메일이나 메신저의 전송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기억보다 기록을 따릅니다.
둘째 단계에서 기한을 넘긴 단계가 여럿이라면 모두 표시합니다. 자료가 늦었는데 작성도 약속한 기간을 넘겼다면, 두 단계의 지연을 각각 셉니다.
넷째 단계가 이 글의 실무 핵심입니다. 자료 하나가 늦었다고 그 달의 원고 전부를 멈추면, 늦어지지 않은 원고까지 함께 밀립니다.
원고를 두 묶음으로 나누기
넷째 단계에서는 원고를 아래 두 묶음으로 나눕니다.
| 묶음 | 조건 | 일정 처리 |
|---|---|---|
| 자료 대기 원고 | 늦어진 자료가 있어야 쓸 수 있음 | 자료가 넘어간 날부터 작성 기간을 다시 셉니다. |
| 독립 진행 원고 | 늦어진 자료 없이도 쓸 수 있음 | 원래 일정대로 진행하거나 앞당겨 씁니다. |
첫째 줄의 원고는 자료가 넘어가는 날이 정해져야 일정이 섭니다. 자료를 맡은 병원 쪽 담당이 넘길 날짜를 정해 업체에 알립니다.
둘째 줄의 원고는 업체가 비게 된 작성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원고이기도 합니다. 자료 대기 원고가 늦어진 만큼 독립 진행 원고를 앞으로 당기면, 업체의 작업 흐름도 멈추지 않습니다.
어느 묶음에 넣을지 애매한 원고는 업체에 먼저 물어 정합니다. 자료 일부만 있어도 초안을 시작할 수 있는지는 쓰는 쪽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향까지 함께 합의하는 다음 일정
다섯째 단계에서 일정을 다시 짤 때는 바뀐 기한만 정하지 않고, 그 변경이 공개 일정에 주는 영향도 함께 확인합니다. 공개 날짜가 정해진 원고라면 뒤 단계의 기간을 줄일 수 있는지, 공개 날짜를 옮겨야 하는지를 정합니다. 공개 날짜를 옮긴다면 그 날짜를 알고 있던 병원 안의 다른 부서에도 함께 알립니다.
뒤 단계의 기간을 줄이기로 했다면 그 단계를 맡은 쪽이 동의해야 합니다. 병원의 자료가 늦어진 만큼 업체의 작성 기간을 일방적으로 줄이면, 다음 다툼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합의한 새 일정은 원고마다 단계별 기한을 다시 적은 표로 남깁니다. 말로만 합의하면 다음 달에 같은 대조를 할 때 기준으로 쓸 날짜가 없습니다.
한 달 원고가 모두 밀릴 뻔한 사례
아래는 설명을 위해 만든 가상의 상황입니다.
한 피부과 의원이 대행 업체와 매달 원고 네 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네 편 모두 초안이 늦었고, 원장은 업체의 작성이 늦다고 여겼습니다. 업체는 병원의 자료가 늦게 왔다고 답했습니다.
실장은 원고 네 편을 한 줄씩 놓고, 칸마다 약속했던 날과 실제로 넘어간 날을 채웠습니다. 네 편 가운데 두 편은 병원이 넘기기로 한 자료가 늦었습니다. 메일 기록을 보니 진료 사진은 제때 보냈지만, 원장 감수 메모가 마지막으로 넘어간 날이 약속보다 한 주 뒤였습니다. 이 두 편은 작성 단계가 아니라 자료 전달 단계에서 늦어진 것이었습니다.
나머지 두 편은 자료가 제때 넘어갔는데도 업체의 초안이 약속한 기간을 넘겨 왔습니다. 업체 담당자와 그 표를 나눠 읽었는데, 업체 쪽 기록의 날짜도 같았습니다.
업체 담당자는 그달 작성 인력 한 명이 빠져 있었다는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실장은 사정을 듣고도 약속한 기간을 넘긴 것은 작성 단계의 지연으로 표에 남기고, 사정은 옆 칸에 함께 적었습니다.
원고를 나누고 다시 짠 다음 달 일정
다음 달 원고를 정리하며 실장은 원고를 두 묶음으로 나누었습니다. 원장의 감수 메모가 필요한 원고 두 편은 자료 대기 원고로, 병원이 이미 넘긴 자료로 쓸 수 있는 두 편은 독립 진행 원고로 정했습니다.
원장 감수 메모를 넘길 날짜는 원장과 상의해 정하고 업체에 알렸습니다. 업체는 그사이 독립 진행 원고 두 편을 먼저 썼습니다. 이번 달에 작성이 늦었던 두 편에 대해서는 업체가 작성 인력을 조정하겠다고 했고, 병원은 다음 달 작성 기간이 지켜지는지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공개 날짜가 정해져 있던 원고는 없어서, 이번에는 공개 일정을 옮길 필요가 없었습니다. 실장은 이 점도 합의한 일정 옆에 함께 적어 남겼습니다.
이날 정리한 날짜표와 새 일정은 실장이 작업 기록 파일에 옮겨 놓았습니다. 원장도 지연이 한쪽에서만 생긴 것이 아니었다는 표를 보고, 감수 메모를 넘기는 날짜를 일정표에 함께 올려 달라고 했습니다.
원고 일정 지연 자주 묻는 질문
Q1. 원고 일정 지연 때문에 대행 비용을 깎을 수 있습니까?
A1. 계약에 지연 조건이 있으면 따릅니다. 없다면 병원 단계와 업체 단계의 늦은 날수를 따로 합해, 다음 계약에 단계별 지연 조건을 넣는 근거로 씁니다.
Q2. 검수 의견이 여러 번 오가서 늦어지는 것은 어느 단계입니까?
A2. 차례마다 맡은 쪽이 달라 한 단계로 정하지 않습니다. 의견이 병원이 정한 횟수보다 많이 오갔다면 처음 요청서나 자료에 빠진 것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Q3. 원장의 승인이 늦어진 원고 지연도 병원 책임입니까?
A3. 승인은 병원 쪽 단계입니다. 원장의 일정 때문에 늦어진다면 승인 기간을 현실에 맞게 다시 정하거나, 승인을 대신할 사람을 정합니다.
Q4. 대행 업체가 단계별 지연 표에 동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A4. 동의하지 않는 줄만 떼어 내고, 나머지 줄의 합의는 그대로 씁니다. 다음부터는 단계가 넘어갈 때 받은 쪽이 받았다는 답을 보내기로 정합니다.
Q5. 병원 자료를 기다리는 원고가 계속 늘어나면 어떻게 합니까?
A5. 어떤 자료를 기다리는지부터 묶습니다. 같은 사람의 자료가 몰려 있다면 그 사람이 한 달에 넘길 수 있는 양에 맞춰 원고 수를 정합니다.
갑작스러운 사정의 기록과 재조정
원장의 갑작스러운 휴진이나 업체 담당의 교체처럼 어느 쪽도 미리 알 수 없던 사정으로 늦어졌다면, 그 사정을 표에 함께 적고 책임을 따지지 않습니다. 대신 사정이 정리되는 날을 기준으로 뒤 단계의 기한을 새로 합의합니다.
이런 사정이 생기면 알게 된 쪽이 곧바로 상대에게 알립니다. 알리는 것이 늦어지면 그 사이의 지연은 알리지 않은 쪽의 단계로 셉니다.
분기마다 단계별 지연 모아 확인
확인은 분기마다 합니다. 원고별 표를 모아 어느 단계에서 지연이 되풀이되는지, 합의한 기한이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같은 단계에서 지연이 이어진다면 그 단계의 기한이 현실에 맞는지부터 다시 정하고, 결과를 작업 기록에 남깁니다.
자료 대기 원고와 독립 진행 원고의 비율도 함께 셉니다. 자료 대기 원고가 계속 많다면 기획 단계에서 자료 담당과 전달일을 먼저 정하는 순서를 더합니다.